오늘은 최근 6월 26일,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매물로 나온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 원본 표지그림이 경매 예상금액이었던 최대 60만달러(약8억2천만 원)에 낙찰될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190만 달러(약 26억 3000만원)에 팔렸다는 놀라운 소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아~ 해리포터, 해리포터, 해리포터.
2000년 따뜻한 5월 어느 봄날.
대학교에 다닐 때라 도서관에 들렀던 저는 신간코너에서 해리포터 책을 발견합니다.
약간 유치한 표지의 폰트와 색감. 잉? 이런 책이 대학교 도서관에 있어?
하긴 그 당시 우리학교는 대학 최초로 만화책을 도서관에 비치하기도 해서 나름 소소한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지요. 쨌든, 만화책도 있는데 아동도서쯤? 되는 소설도 있을 수 있지.
그런데...무슨 내용이길래 대학 도서관에서까지 비치를?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저는 그렇게 해리포터와 처음 조우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또 한명의 해리포터의 열렬한 팬이 생기는 순간이었죠.
판타지의 세계적인 대 유행의 시작 - 해리포터 시리즈
그 전에도 물론 판타지의 영역에서의 책과 영화는 존재했었어요. 공룡, 유령, 마녀, 뱀파이어, 좀비?(는 판타지는 아니지만.) 제가 좋아하는 팀 버튼 감독 시리즈들은 애니메이션의 영역에서나마 저의 판타지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었고, 그 당시 영화기술도 마법이나 특수기법은 딱 에니메이션에서만 그럴듯하게(혹은 그나마 만족스럽게) 구현이 가능한 정도였죠.
그러다가 헐리웃 영화기술이 갑자기 성장을 시작합니다. 쥬라기공원을 시작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는가 싶더니, 실사 영화에서 마법이라든가, 트롤, 하늘을 나는 빗자루, 움직이는 활자신문, 살아있는 초상화 등을 그 당시로서는 획기적으로
(어색하지 않게)구현해 내었어요. 시각적으로 즐겁게 만들어주는 판타지의 대 유행의 시작을 알리는 전조였어요, 해리포터는.
이미 우리나라에 알려지기 전, 해리포터 시리즈는 전세계적으로 유행을 하고 있었어요. 저도 그 전까지 알음알음 소식을 들었지만,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OMG~ 그 날, 도서관에서 호기심으로 빌린 한권의 해리포터 책으로 인해 저의 세계가 완전히 뒤집어졌죠. 판타지의 세계로 뿅.
1997년 해리포터 초판표지그림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해리포터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히트를 기록하면서, 해를 거듭하면서 1년에 한편씩 나오는 영화와 시리즈는 전 세계 사람들로 하여금 새해를 기다리게 하는 새해선물? 같은 거였어요.
하지만 그런 화려한 특수효과에도 불구하고 저는 막상 해리포터의 영화는 1편 마법사의 돌을 제외하고는 보지 않았어요.
왜냐구요? 거의 100%의 확률로, 저는 책과 영화가 같이 나오면 책을 먼저 읽는 편인데, 영화는 책에서 묘사하는 세계관과
인물의 모습, 특수효과, 상황의 설명, 스토리 등이 대부분 저의 상상에 못미치게 구현을 해서 오히려 실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어느 정도 화면을 보고 분위기만 상상력에 더해줄 뿐, 영화보다는 책으로 해리포터를 즐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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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포터 시리즈에 대한 리뷰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를 해볼게요. 너무 길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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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대표작이자 전 세계적인 인기작이 된 해리 포터 시리즈는 평범한 소년 해리 포터가 어느 날 자신이 마법사라는 걸 알게 되고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입학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으며, 총 7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은 '한 권당 한 학년'으로, 세계 내에서 미성년자 마법사들은 7학년 동안의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해리가 성년이 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보면 되는데요. 평범한 소년이 나이를 먹고 여러 가지 일을 겪어가며, 성장하는 성장 스토리가 매우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어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당연하게도 처음에는 어린이 동화 같은 분위기로 시작하지만, 가면 갈수록 주인공 해리가 감춰졌던 비밀들, 여러 사건들에 휘말리다 보니 분위기가 심각해지고, 내용은 진지해집니다. 첫 권을 읽고 어린이용 마법 동화쯤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이 놀라기도 했지만, 주인공이 나이를 먹고 성숙해져 가는 과정을 독자들 역시 함께 했기에 사랑을 받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위의 그림 표지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표지 초판 원본 그림인데요.
이 그림은 삽화가 토머스 테일러가 1997년 그린 수채화로, 주인공 해리포터가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떠나기 위해 킹스크로스역의 9와 3/4 승강장에 도착해 호그와트 급행열차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담았어요. 그림 속 승강장에는 ‘9와 3/4’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으며 해리포터는 빨간색과 노란색의 줄무늬 목도리를 걸친 채 놀란 표정으로 서 있는 모습인데요. 짙은 갈색 머리에 동그란 안경을 쓰고 머리에는 번개 모양 흉터가 있는 해리포터가 '호그와트 익스프레스' 열차에 탑승하려는 장면입니다. 테일러는 당시 23세의 어린 나이였고, 이 표지 그림을 만드는 데 겨우 이틀 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테일러의 표지는 여러 번역본에도 사용됐다고 소더비는 전했습니다.
다만 미국판에서는 이 표지그림이 사용되지 않았어요.
소더비에 따르면 이 표지 그림은 지난 2001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 처음 나왔었다고 합니다.
당시 예상가의 4배를 뛰어넘는 10만6천 달러(약 1억4천만 원)에 팔렸고, 23년 만에 다시 경매에 부쳐지게 됐습니다.
소더비는 "20년도 더 지나 초판본 표지 그림이 처음 판매됐던 경매가를 넘어설 뿐 아니라 해리포터 관련 품목으로는 낙찰 최고가를 세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상태로 돌아왔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랬던 소더비의 예상을 가볍게 깨고, 6월 26일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 원본 표지그림은 경매 예상금액이었던 최대 60만달러(약8억2천만 원)을 가뿐히 뛰어넘는 약 3배 가격인 190만 달러(약 26억 3000만원)에 낙찰되었어요.
브라보.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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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현재까지 해리포터 관련 품목 중 가장 최고가 기록은, 지난 2021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경매에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미서명 초판본이 42만 1천 달러(5억 7천만 원)에 낙찰된 것입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해리포터 시리즈는
제가 해리포터를 처음 접하고 팬이 되어버렸듯, 저희 아이도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서 읽고는 단숨에 팬이 되어버렸어요.
해리포터는 누구에게나 매력적이죠, 처음 세상에 나타난 20년 전부터 지금까지도 말이에요. 그 사이 세계는 해리포터의 팬덤이 생겨났고, 테마파크 호그와트(도쿄 해리포터 스튜디오)를 비롯, 공통적인 관심사를 가진 해리포터의 팬들은 자신을 ‘포터헤드’라 부르며 ‘머글’이라는 소설 속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상징을 몸에 문신으로 새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팬덤의 특징은 대부분의 경우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며, SNS를 통해 팬들 간의 소통, 그리고 다양한 이벤트와 팬미팅 등을 진행합니다.
이 시대의 해리포터는 시대를 뛰어넘는, 혹은 세대를 뛰어넘는 컨텐츠의 힘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라고 생각해요.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시리즈답게 아직도 해리포터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죠. 1997년부터 지금까지 해리포터의 팬덤도 함께 성장해왔습니다. 해리포터 팬덤은 소설, 영화, 게임,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팬 아트, 팬픽션, 코스프레 등을 통해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해리포터 시리즈가 종료된 후에도 팬덤은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새로운 팬들도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죠.
그리고 앞으로 내 아이의 아이가 해리포터를 읽는 날도 오겠죠. 그러면 우리는 3대가 사이좋게 앉아서 해리포터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에요. 명작이란 그런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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